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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코로나19 “조심은 하되 두려워하지는 말자”

등록2020-03-10 조회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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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규'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손창규 교수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난리다. 감염자의 일부에서는 폐렴을 일으키고 중한 경우 에는 사망하게도 하는 이 신종 바이러스는,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중국에서만 8만 명 이상을 감염시키더니, 이웃 나라인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이제는 아시아 국가를 넘어서 중동과 유럽 및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1만 명 이상이 감염됐고 3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한국에서만 7000명 이상의 감염과 50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기면서, 이 질환은(Covid-19로 명명됨) 우리들의 일상을 완전히 흩트려 놨다.

세균이나 식물을 포함해 지구상에 세포로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는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고, 대략 수백만 종의 바이러스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약 220여 종류가 밝혀졌다.

학술적 명칭으로 SARS-CoV-2 Virus로 불리는 지금 문제의 바이러스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500분의 1, 사람 적혈구 크기의 80분의 1 정도로, 직경이 약 60~140nm에 불과하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광학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이 작은 바이러스가 인간들을 이처럼 두렵게 만들고 있다.

바이러스는 너무나 작아서 세균처럼 스스로 분열할 수 없으며, 숙주의 세포 속에서만 자식들을 복제하는 세포 속 기생체이다.

이 복제과정을 허용할 숙주를 계속해서 만나야만 지구상에 존속할 수 있는데,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처럼 인체에서 오랫동안 기생하는 바이러스도 있지만, 독감바이러스나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자식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바이러스들도 있다.

오랫동안 기생하는 바이러스는 만성적인 염증 현상이나 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짧은 경과를 가지는 바이러스들은 일반적으로 기생하는 숙주의 특정 세포·조직에 급성염증을 일으키고 때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사실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사람이 나타나기 전부터 존재해왔고, 인간이 존재하는 동안은 이러한 바이러스는 영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 또한 이러한 바이러스를 대항하기 위한 세련된 전략을 잘 진화시켜왔는데, 이것이 바로 면역력이다.

우리 몸에 내가 아닌 어떤 다른 생명체 (세균, 바이러스) 혹은 무생명체 (미세먼지 혹은 독소)가 들어오면 이들을 감지해 제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바이러스 감염 시에 흔하게 나타나는 열도 사실은 몸의 면역계가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기 위해 분비하는 인터페론과 같은 면역물질 때문이다.

우리가 독감에 걸렸을 때 심한 발열이 나고 여러 호흡기 증상으로 고생하더라도 1~2주 만에 회복하는 이유도 이러한 면역력 덕분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심각히 진행되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Virus)에 대항하는 인체의 방어력은 안타깝게도 상대적으로 약간 미숙한 듯 보인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동안 일부 동물에게서만 기생하다가 인간에게 감염시킨 역사가 없었으므로, 환자들의 면역계는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좀 더 많은 날짜가 걸리는 것으로 추측된다.

요즘 며칠 보도로는, 발원국인 중국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진정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언제 다시 지역감염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당연히 최대한 감염의 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한 작은 비말, 소변, 대변 혹은 땀과 같은 분비물에 바이러스가 다량 존재한다.

가장 흔한 감염경로는 호흡으로 오염된 비말의 침투와 손을 통한 입으로의 감염이다. 일부의 감염자는 바이러스가 활발히 복제되고 있는 중에도 전혀 증상이 없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된다.

일부 효용성의 논란이 있지만, 마스크의 착용은 이 두 경로의 감염기회를 줄이는 최상의 방법이다.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용하는 보건용 마스크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KF80 보건용 마스크는 평균 0.6μ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의 크기는 이 미세입자보다도 약 5~10배 작다. 하지만 감염자는 오염된 비말의 확산을 줄이고 비감염자에게는 노출을 줄이는 효과는 현실적으로 가장 큰 것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고 100% 예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우리에게, ‘바이러스가 하나라도 감염되면 병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항원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병을 일으킬 때는 몇 가지 중요한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감염되는 바이러스의 양과 우리 몸의 방어력, 즉 면역력이다.

당연히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오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병의 발생확률은 높아진다. 따라서 밀폐된 의심되는 장소와 오랜 시간 노출을 피하고 실내의 환기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코보다는 입으로 들어오는 항원(바이러스)의 양이 많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으므로, 손 씻기가 강조되는 이유이다.

다른 하나는 아무리 처음 만나는 바이러스라도 우리 몸은 재빨리 이를 제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림프구들처럼 더 전문적인 면역세포인 훈련된 전담팀을 꾸리기 이전부터, NK 세포를 중심으로 한 최전선의 면역세포들이 처음 들어온 바이러스들을 제거하고 복제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러한 면역세포들보다 앞서서 건강한 기관지가 화학적·물리적으로 바이러스를 포함한 오염물질을 배출해내는 능력이 우선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면역력은 질병의 발생 이후에도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현실에서 병의 결과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이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이 감소한 고령자나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위험군에 속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당연히 쌍화탕이나 경옥고처럼 감기예방과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처방들은 코로나의 예방법으로 추천할 수 있다.

한 가지 추가해 적고 싶은 말은, Covid-19에 대해 철저히 그리고 차분하게 대처하되, 혹시 스스로 공포감을 확대하지 말았으면 한다.

어쩌면 일부의 과학자들이 예측하듯이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매년 일정한 계절에 유행하는 질병이 될지도 모른다. 인간은 아마도 모르는 위험에 대한 공포가 가장 큰 동물일 것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을 한번 잘 극복하고 전체를 살펴볼 기회가 찾아오면 우리의 두려움은 훨씬 줄어있을 것이다.

그때는 다시 매일 10명 정도가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더 무서워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빨리 온 국민들이 신명 나는 봄맞이할 날들이 오길 기대한다.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손창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