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서현식 교수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살면서 ‘체했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소화불량(Dyspepsia)을 의미하는 흔한 표현 방식이다. 소화불량 증상이 금세 호전이 되거나, 원인이 발견되어 제거가 된 경우라면 한시름 놓을 수 있지만, 그 증상이 오래되고, 반복되어 나타나게 된다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 중 약 80%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내시경 검사를 받더라도 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가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된다. 본 칼럼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이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와 한의학에서는 이를 어떻게 치료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은 발견되는 원인이 없이 속쓰림이나 답답함, 구역감 등 상복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포괄한다. 특히 이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몸은 힘든 상황인데 그 원인을 알 수가 없고 증상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고 삶의 질 역시 저하된다.
이런 기능성 소화불량이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원인이 되는 기전이 명확하지 않으며 또 그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위장의 과민성과 운동 장애, 위 배출 능력 저하, 위장의 전기적 신호 리듬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현대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에 접근하기 위해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적인 증상을 바탕으로 유형을 나누었다. 기능성소화불량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그 유형에 따라 한열착잡(寒熱錯雜), 비허기체(脾虛氣滯), 비위기허(脾胃氣虛), 간위불화(肝胃不和), 음식적체(飮食積滯) 등으로 나누었으며, 그 대표적인 처방으로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지실소비환(枳實消痞丸), 육군자탕(六君子湯) 등을 사용한다. 또 그 원인에 따라서도 담음(痰飮), 식적(食積), 기울(氣鬱) 등으로 나누어 몸 상태의 허실(虛實)을 구분하여 치료한다.
이와 같이 한약 치료를 시행하면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위 배출 시간을 감소시키고, 위 운동을 증강하는 가스트린(gastrin)이나 위장관 평활근을 수축하는 모틸린(motilin) 같은 호르몬 분비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불편감과 통증과 같은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률을 감소시켜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을 예방하기 위한 식이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래서 섭취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음식을 피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며, 생강차를 달여 먹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밀로 만든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은 증상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기능성 소화불량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삶의 질 역시 저하되기 때문에 꾸준히 한의학 치료를 받고 평소에 관리를 잘 받는 것을 추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