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자궁내막증이 생기는 '환경'을 개선하는 한방치료

등록2020-07-13 조회2,886

본문

><p class=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30대 여성이 몇 달 전 건강검진 중 시행한 골반초음파 검사에서 난소의 혹을 발견하고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진찰을 받았다. 그 결과, 좌측 난소에 2.8cm 정도의 자궁내막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복강경 수술을 권유받았다. 선뜻 수술을 받자니 겁이 나고 3개월 이내에 외국 유학계획도 있는 상황인지라 비수술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상담하기 위해 병원에 내원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장소, 복강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10-15%에서 발생되는 흔한 질환이다. 주요한 증상으로는 만성적인 골반통, 심한 월경통, 성교통, 임신율의 저하가 있지만, 전형적인 증상 없이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자궁내막증은 질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역류한 월경혈이 면역반응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복강 내에 자리를 잡아 월경주기에 맞추어 커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자궁내막조직이 가장 많이 붙는 부위는 난소이다. 난소에 붙은 내막조직덩어리는 악성으로 진행될 확률은 낮지만, 월경을 하는 시기 동안에는 호르몬 주기에 따라 계속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자궁내막증은 치료경과가 길고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에 속한다.

자궁내막증의 표준 치료는 병변의 크기가 클 경우 수술로서 제거하고, 호르몬요법으로 자궁내막조직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다. 수술로 제거한 후에도 남아있는 자궁내막조직이 월경주기에 따라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GnRH 억제제, 경구용 피임약, 황체호르몬제제, 디에노게스트 등을 처방하고 특히 디에노게스트 제제는 수 년 이상 장기 복용을 지속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임상에서 만나는 자궁내막증 환자들은 수술을 안 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임신계획이 있는데 자궁내막증 치료를 위해 피임약을 먹어야하는지, 수술은 했는데 재발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방법이 있는지, 장기간 호르몬제를 먹는 것이 문제는 없을지 걱정과 고민이 많다.

한의학에서 자궁내막증은 골반 내 종양을 의미하는 ‘癥瘕(징하)’ ‘積聚(적취)’에 해당하는 병증으로 볼 수 있으며, 下焦(하초, 골반부위로 비뇨생식기 계통을 의미)의 어혈(瘀血)로 인해서 생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병원에 내원하는 자궁내막증 환자에게 체열검사를 진행해보면, 하복부와 골반부의 온도가 몸의 다른 부위에 비해 많이 떨어진 ‘하복냉증’ 유형으로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골반부로의 혈행 장애가 내막조직을 질 외로 잘 배출하지 못하게 하고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저하시켜 자궁내막증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하초의 어혈을 제거해주는 한약치료와 비뇨 생식기에 작용하는 침, 뜸 시술은 골반강내로의 순환을 돕고 미세 환경에서 면역을 증진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종합하자면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환경’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침구치료는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만성 골반통 환자에게 진통효과가 우수한 비약물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치료가 수술적 요법처럼 단기간에 자궁내막종의 크기를 확연하게 줄이기는 어렵지만, 내막증을 유발하는 환경을 개선해주기 때문에 내막종의 크기가 비교적 작은 경우 꾸준한 치료로 크기가 작아지는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 한방 치료를 통해 임신 확률을 높여주면 임신과 수유 중에 자연적인 폐경상태가 되어 자궁내막이 퇴축되기 때문에 내막증이 호전되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자궁내막증 수술을 두 차례, 세 차례 받은 환자들의 경우에도 장기간의 한의치료와 관리를 통해서 재발을 방지하고 재수술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고 걱정이라면 한의치료법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골반강 내의 환경을 개선해주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